|  | | | ⓒ (주)영남도민일보 | | [영남도민일보] 김 창기 기자 = 영주시가 읍, 면 동장의 집무실을 없애고 일반 직원들과 같은 공동사무실에서 근무하도록 조직을 개편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주민과의 소통 강화와 수평적 조직문화 조성”을 내세우고 있지만, 정작 업무 효율성과 민원인의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대책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조치는 민선 9기 황병직 시장이 당선인 시절 인수위원회 업무보고 과정에서 지시한 사항으로 알려졌다.
읍, 면 동장이 직원들과 같은 공간에서 근무하며 민원 처리 상황을 공유하고 현장 대응력을 높이겠다는 것이 시의 설명이다.
하지만 행정 현장에서는 “공간을 없앤다고 소통이 저절로 늘어나는 것은 아니다”는 냉소적인 반응도 적지 않다.
조직문화 개선은 제도와 리더십, 의사결정 구조의 변화가 핵심인데, 집무실 철거가 상징적인 조치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시는 기존 읍, 면 동장 집무실을 주민 소통 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주민단체 간담회와 생활민원 상담, 직원회의, 소규모 회의 공간 등으로 운영해 청사 활용도를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기존 공간을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것과 별개로, 정작 읍, 면 동장이 처리해야 하는 인사, 감사, 복무, 고충 상담 등 비공개 업무를 어디에서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대책은 명확하지 않다.
실제 일부 읍, 면 동장들은 직원들과 가까이 근무하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독립적인 업무공간이 사라질 경우 행정 운영에 상당한 불편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직원 인사 상담이나 감사 관련 업무, 민감한 주민 민원은 공개된 공간에서 처리하기 어려운 만큼 별도의 독립 공간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개인정보 보호 문제도 과제로 지적된다.
주민 상담 과정에서는 가족관계, 재산, 복지, 건강 등 민감한 개인정보가 오가는 사례가 많은데, 공동사무실만으로는 충분한 비밀 보장이 어렵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칫 행정서비스의 질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영주시는 현재 19개 읍, 면 동 행정복지센터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존 읍, 면 동장 집무실은 모두 폐지된다.
시설 정비와 집기 이전은 자체적으로 추진하되 필요하면 관련 부서의 지원을 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일선에서는 “업무 공간은 줄어드는데 행정 수요는 계속 늘고 있다”며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정책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일부에서는 주민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회의 공간은 이미 마련돼 있는 경우가 적지 않은 만큼, 집무실을 없애는 것이 주민 소통 확대와 직접 연결된다는 근거도 부족하다고 지적한다.
시는 이번 조치가 권위적인 행정문화를 탈피하고 시민과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조직문화 혁신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행정 혁신은 공간 재배치보다 업무 프로세스 개선과 권한 위임,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 구축이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결국 이번 정책은 '권위주의 타파'라는 상징성은 확보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업무 효율성과 개인정보 보호, 민감한 행정업무 처리라는 현실적인 문제를 해소하지 못할, 경우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행정의 변화는 공간이 아니라 성과로 평가받는다는 점에서 시가 제도의 실효성을 어떻게 입증할지가 향후 과제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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