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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세의 기적은 생명이다.
변흥섭 기자 / 입력 : 2014년 10월 22일(수)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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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남도민일보
며칠 전 순찰을 돌면서 경험한 일이다. 서울방면 경부고속도로로 진입하는 초정IC 입구 부근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하여 부상자가 발생했다는 신고를 접수하고 현장 출동을 했다. 하필 그 길은 갓길이 좁고 중앙 분리대가 설치되어있어 한번 그 길로 들어서면 오도가도 못하고 무조건 직진만 해야되는 도로다. 역시나 사고 직후 뒤이은 수많은 차량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약 2km 정도 정체되어 있어 현장까지 도착하기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웬걸. 카메라, 구호장비 등 최소한의 도구만 들고 뛰어볼까라고 생각하는 찰나, 정차하고 있던 앞차들이 길을 양 옆으로 터준다. 순찰차의 다급한 사이렌 소리와 요란한 경광등에 앞차들이 반응을 한 것이다. 평소 방송매체를 통해서만 접했던, 먼나라 얘기로만 여겨졌던 모세의 기적을 내 눈으로 목격하게 되었다. 덕분에 목적지까지 지체없이 도착하게 되었고 사고처리도 원만하게 해결했다.

사고발생 이후 골든타임에 대한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도 부각된 가운데, 순찰차 및 소방차 등을 포함한 ‘긴급차 길 터주기’가 시민들에게 빠른 속도로 전파되고 있는 것 같다. 이와 더불어 법적 제도 보완도 함께 이루어져 긴급차량의 진로를 막는 얌체차량을 시민들에게 스마트폰으로 실시간 신고받아 이를 근거로 범칙금을 부과하는 시스템도 구축될 예정이다. 특히 생명과 직결되는 소방차 긴급출동의 경우, 진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소방관에게 교통 수신호 권한을 부여하기로 했고, 긴급자동차가 접근했을 때 모든 차량이 도로 오른쪽으로 붙어 양보하도록 되어 있는 양보운전 규정을 편도 3차로 이상 도로에서는 왼쪽(1차로 방면) 가장자리로 붙이게 하도록 하여 현실에 맞게끔 개선하도록 추진 중에 있다. 일명 ‘도로 위 모세의 기적’을 법적으로 지정하여 적극 권장하겠다는 얘기다.

긴급차량이 출동하는 이유는 단 한가지다.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최첨단 의료시설, 촘촘한 교통 통제망,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도로 안내시스템 등 하드웨어는 선진국 못지않게 갖추어져 있다. ‘공공질서 및 안전 분야’에 올해만 12조원의 예산이 쓰여졌고 내년에는 14조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소프트웨어는 기대이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긴급차량에 대한 불신으로 인한건지, 아니면 자각이 없어서인지 모르겠지만 ‘내가 먼저’라는 양보없는 운전이 여전하다. 유명 연예인이 자신의 스케줄을 맞추기 위해 사설구급차량을 이용하는 등 몇몇 사례로 인해 긴급차량에 대한 불신이 크다는 것도 문제다. 이는 경찰청, 소방방재청에서 운용하는 긴급차량을 개인적 목적으로 이용하지 못하도록 법적으로 규제하고, 긴급하지 아니한 상황에서는 특례법이 적용하지 않도록 하는 등 자정노력을 하는 것 말고는 답이 없다. 이후는 이제 시민들의 몫이다. 정확히 얘기하면 상호간의 약속을 믿고 따르자는 것이다. 긴급차량에 대한 정확한 운영으로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대신 멀리서 싸이렌 소리가 들리면 규정대로 모세의 기적을 보여주는 것 말이다.

앞의 사례로 다시 돌아가보자. 오도가도 못하는 도로 한가운데서 누군가 사고처리를 하지 않았으면 차량 정체는 아마 끝까지 계속 되었을 것이다. 내가 그나마 빨리 가기 위해서라도 긴급차량에게 양보하는 것이 최선의 선택이다. 모세가 홍해를 갈라 이스라엘 백성을 구했듯 우리는 양보운전으로 우리 스스로의 생명을 구하는 격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모세는 기적이지만 우린 현실이라는 점일뿐.

김해 중부경찰서 다목적 기동순찰대
경위  정정욱
변흥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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