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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죄인가요
변흥섭 기자 / yndm@yndm.kr 입력 : 2014년 11월 26일(수) 2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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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관이 되기 전, 가로등 하나 없는 밤길을 혼자 걸어 다닐 때 아련하니 비치는 지구대 조명이나 순찰차의 경광등이 보이면 마음이 놓이곤 했다. 지구대는 우리 동네의 치안과 일차적인 경찰업무를 담당하는 주민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안전지킴이로 여겼기 때문이다. 순경으로 임용되어 대민접점부서인 지구대에서 근무한 3개월 동안, 내가 동네주민에게 안전지킴이로 안심을 주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지금의 지구대는 주취자와 씨름을 하느라 많은 시간을 허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주취자라고 하면 밤의 손님으로 생각되기 쉽지만, 지구대의 주취자는 밤낮을 가리지 않는다. 무작정 지구대로 들어온 주취자는 비틀거리며 제 몸을 가누지도 못하고 들어보지도 못한 욕설을 거리낌없이 하다가 기물을 부수기도 하며, 심지어 말리는 경찰관에게 폭력을 쓰기도 한다. 하물며 1분, 1초라도 빨리 신고 출동을 하여야 하는 순찰차로 다짜고짜 달려들어 태워주지 않으면 비켜주지 않겠다고 떼를 쓰기도 한다. 사회는 TV에 투영되기 마련이다. TV 드라마를 보면, 넥타이를 느슨하게 맨 샐러리맨들이 포장마차 테이블에 옹기종기 모여앉아 소주잔을 기울이다 이내 길에서 큰소리로 노래를 부르면서 고성을 지르거나 행패를 부르는 모습마저 자주 등장한다. 사회가 술을, 서민의 애환을 담아 고달픈 삶을 달래주는, 빠질 수 없는 소품으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이다. 술에 관대한 사회 분위기와 처벌 규정 미비 등을 이유로 관공서 주취소란에 대해 소극적으로 대처할 수밖에 없었다. 이로 인해 공권력 경시 풍조와 경찰관들의 사기에도 악영향을 주었던 것도 사실이다. 관공서 주취소란을 근절시키기 위해, 2013년 3월경 개정된 경범죄처벌법에는 관공서 주취소란 처벌 조항이 신설되었다. 술에 취해 폭행, 손괴 등으로 인해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면 당연히 형사상 처벌이 될 뿐만 아니라, 지구대에서 욕설과 고성방가 등으로 소란을 피운다면 벌금 등으로 처벌되며 더불어 현행범인으로 체포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흔히, ‘심성은 고운 사람인데 술 때문에 그렇다.’라고 한다. 술이 죄가 될 수 있을까? 지구대는 주취자로 몸살을 앓고 있다. 주취자의 술주정을 다 받아주고 있으면, 정작 경찰의 손길을 절실히 필요로 하는 곳은 출동이 지연되고 결국 그 피해는 국가에게 고스란히 돌아가게 된다. 술 문화에 대한 인식의 전환이 선행되지 않는 한 적극적인 처벌만으로는 이러한 행위를 근절하기는 어렵다. 관공서 주취소란은 실수가 아닌 국민의 안전을 해하는 범죄로 받아들이는 사회분위기가 조성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거제경찰서 장승포지구대 순경 최현정 기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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