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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날 마신 술" 한결같이 오리발
우광호 기자 / gwangho7704@hanmeil.net입력 : 2015년 05월 21일(목)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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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들이철을 맞아 경찰이 대낮 음주운전 예방 집중단속에 나섰다.

두시간 동안 이어진 단속에 걸려든 음주운전자들은 하나같이 "전날 마신 술"이라고 둘러댔다. 하지만 음주측정기를 속이지는 못했다.

가는 비가 내린 19일 오후 1시쯤 서울 강북구 견인차량보관소 뒤편 왕복 4차선 도로에 순찰차 2대가 멈춰섰다. 비상점멸등을 켠 순찰차 유리에는 '음주단속중'이란 LED 안내 글자가 떴다.

차선에 배치된 서울 강북경찰서 소속 단속반 경찰관 2명은 지나는 차량을 향해 왼손에 든 지시봉을 위 아래로 3~4번 흔들어 멈추라는 신호를 주었다. 차가 멈추면 다가가 오른손에 들고 있던 음주감지기를 운전자에게 내밀었다.

송영근 경위는 "하절기가 되면 주말 등산객들이 먹거리 마을에서 술을 먹고 음주운전을 하는 경우가 많다"며 "나들이철을 맞아 음주운전 사고 예방차원에서 나왔다"고 단속 배경을 설명했다.

지나는 운전자들은 대부분은 단속반의 안내대로 차를 멈추고는 "수고하세요", "비 오는데 고생이 많아요" 등 격려의 말과 함께 음주 측정에 흔쾌히 응했다.

이에 단속반도 "식사는 했나요", "점심 메뉴는 뭐였나요"라고 물으며 운전자들과 농담을 주고 받았다.

한시간쯤 지나자 첫 음주 운전자가 나타났다. 빨간색 마티즈 창문이 내려가자 60대로 보이는 백발의 운전자 A씨가 모습을 나타냈다.
 
음주측정을 주저하는 듯하더니 이내 감지기에 깊은 날숨을 내뱉았다. 감지기에서 기다리던 "삐삐삐" 소리가 울렸다.

A씨는 단속반의 지시에 따라 차에서 내리면서도 연신 "어제 낮에 마신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조수석에 타고 있던 동승자도 함께 내려 "지금 점심 먹으러 가는 길인데 무슨 음주냐"며 거들었다.

경찰이 껌이나 구강청결제 등에 의해서도 감지기가 울릴 수 있다고 말해 주었다. 설명을 들으면서도 A씨는 긴장된 표정을 지었다.

15분쯤 지나 이번엔 포드 중형차 운전자가 걸려들었다.

40대로 보이는 남성 B씨는 "삐삐삐"소리를 듣고 차에서 내리면서 당황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이날 새벽 2시까지 술을 마셨다는 B씨의 혈중알콜농도는 0.058%, 운전면허 100일 정지감이었다.

B씨는 억울해했다. 그는 "잠도 많이 잤고 방금 집에서 나왔다"며 혈액채취를 요구했다.

그러나 단속반이 혈액채취를 하려면 음주측정 뒤 30분 이내에 해야한다며 재촉하자 "담배 한 대만 피우고 하겠다"며 늑장을 부렸다.

느긋하게 담배까지 피우고 갔지만 인근 병원에서 검사한 결과는 다르지 않았다. B씨는 면허 정치 처분을 받았다.

단속은 오후 3시쯤 끝났다. 500여명 가까운 운전자 중 단속에 걸린 사람은 두명이었다.

송 경위는 "반주로 술을 먹고 '조금만 먹어 괜찮겠지', '지난 밤 마셨으니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낮밤 가리지 않고 음주운전은 안 된다는 생각을 운전자들이 가지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우광호 기자  gwangho7704@hanme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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