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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딜쿠샤' 70년 만에 원형 복원해 '19년 시민개방
서울시가 향후 복원‧관리‧운영 주체, 필요 시 국가가 예산지원
이남희 기자 / yndm1472@nate.com입력 : 2016년 02월 26일(금) 0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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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영남도민일보
[영남도민일보] 이남희 기자 =  1919년 3·1 독립운동 당시 조선에 대한 일본의 무단통치 실상을 고발하고, 우리 민족의 일제에 대한 평화적‧비폭력적 저항운동의 전개 사실을 전 세계에 알린 미 AP통신사 임시특파원(special correspondent) 앨버트 테일러(Albert Wilder Taylor, 1875~1948)가 짓고 살던 붉은 벽돌 가옥 ‘딜쿠샤(Dil Kusha, ‘이상향’, ‘희망의 궁전’이라는 뜻의 힌두어)’. 

서울시가 종로구 행촌동 사직터널 북쪽에 자리하고 있는 딜쿠샤를 70년 만에 원형 복원, 3·1 독립운동 100주년이 되는 ’19년 시민에게 전면 개방한다.

딜쿠샤는 앨버트 테일러가 1923년 건축해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될 때까지 약 20년간 아내와 함께 거주했다. 영국과 미국의 주택양식이 절충된 형태로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대지 462㎡, 총면적 623.76㎡)다. 일제 강점기 근대건축의 발달 양상을 연구하는 데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는 기획재정부(딜쿠샤의 현 관리청), 문화재청(등록문화재 등록권자, 문화재 등록 이후 관리총괄청 예정), 종로구(재난위험시설 지정 및 관리 주체)와 「딜쿠샤의 보존·관리·활용을 위한 합의서」를 마련하고 26일(금) 오전 7:30~8:30 서울 프라자호텔 4층 오크룸(Oak Room)에서 업무협약을 체결한다고 밝혔다.

합의서의 주요 내용은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등 관련법령 및 제도에 기반한 무단점유 상태의 조기 해소 ▴딜쿠샤의 국가 등록문화재 등록을 통한 영구 보존 ▴2019년 3‧1독립운동 100주년을 기해 원형복원 완료 후 전면 개방 추진 ▴딜쿠샤 주변 행촌권역의 성곽마을 조성을 통한 지역의 문화적‧경제적 재생 추진 등이다.

ⓒ (주)영남도민일보
서울시는 향후 딜쿠샤 복원과 관리, 운영 주체가 되며 필요한 경우 국가가 서울시에 예산을 지원하기로 했다. 

특히, 시와 기재부, 문화재청, 종로구는 현재 딜쿠샤에 무단 거주하고 있는 다수가 사회‧경제적 취약계층인만큼 법과 제도가 인정하는 범위 내에서 배려한다는 기본방향 아래 앞으로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통해 문제를 조기에 해소하는 방향으로 관련 협의를 구체화 해나갈 계획이다.
 
딜쿠샤는 역사적·건축사적 보존가치가 커 지난 ’01년부터 국가 등록문화재 등록이 검토되어 왔고 ’06년에는 문화재청에 의해 등록 계획이 예고되기도 했지만, ’63년 국유화 된 이후 장기적으로 무단 점유 문제 해결이 난항을 겪으면서 그동안 문화재 등록과 관리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훼손되어 왔다.

서울시는 기획재정부, 문화재청, 종로구와 딜쿠샤의 보존 및 관리상태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고 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15년 9월~’16년 2월 수차례 딜쿠샤를 직접 방문하고 합동회의를 개최하는 등 다각적으로 문제해결방안을 검토해 이번 에 합의서를 마련하고 업무협약을 맺게 됐다.

한편, 딜쿠샤의 건립자 앨버트 테일러의 손녀인 제니퍼 테일러가 3‧1절을 전후해 방한할 예정이다. 1919년 3‧1독립운동 전야에 태어나 유년기를 보낸 그녀의 아버지이자 앨버트 테일러의 아들인 고(故) 부르스 테일러의 생일을 맞아 아버지의 고향인 서울을 찾는 다. 

제니퍼 테일러는 그녀의 조부모와 아버지가 살던 ‘딜쿠샤’와 증조부와 조부가 영면해 있는 마포구 합정동의 ‘양화진 외국인 묘역’ 등을 방문할 계획이다.
 
특히 2일(수)에는 서울역사박물관을 찾아 의복, 문서, 편지류 등 앨버트 테일러 부부의 유품과 부부가 서울에서 생활하던 당시 수집했던 소장품 일체(총 349점)를 기증할 예정이다.  

특히 이번 기증 유물 중에는 앨버트 테일러 부부가 딜쿠샤에 거주할 당시 건물 내외부를 촬영한 사진들이 포함되어 있어 앞으로 딜쿠샤를 복원하는 데 중요한 참고자료가 될 것으로 시는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테일러 일가의 기증품을 비롯해 다양한 시청각 자료를 딜쿠샤 복원 후 내부 전시해 3·1 독립운동과 제암리 학살사건을 가장 먼저 세계에 알린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과 생활상을 소개할 예정이다.

아울러 딜쿠샤 복원 후에는 딜쿠샤, 덕수궁 중명전(국가 사적 124호), 구 러시아공사관(국가 사적 253호), 미국 공사관(서울시 유형문화재 132호), 프랑스 공사관 터(비지정), 구 서대문형무소(국가 사적 324호), 경교장(국가 사적 465호) 등 우리나라 근현대의 수많은 역사가 담긴 유산들을 연계한 ‘도보관광 벨트’도 조성할 계획이다.

류경기 서울시 행정1부시장은 “딜쿠샤 복원을 위한 관계기관과의 업무협약은 대한민국의 탄생에 기여한 앨버트 테일러의 유적이 그 위상에 걸맞게 제자리를 찾아가게 되는 첫 걸음”이라며 “딜쿠샤를 통해 국내외 많은 관람객들이 3·1 독립운동의 세계사적 의의는 물론 3·1 독립운동의 확산에 기여한 많은 독립운동가들과 앨버트 테일러의 활동을 충분히 알고 이해할 수 있도록 복원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윌슨 대통령이 제창한 민족자결주의에 고무된 우리 민족은 1919년 고종 황제의 국상(國喪)을 계기로 일제의 잔혹한 군사적 독재와 식민지 수탈에 맞서 3월 1일 “대한독립(大韓獨立)”을 선언하고, 전국 방방곡곡에서 남녀노소 거의 모든 사람의 참여 하에 비폭력적․평화적 독립운동을 전개하였고, 일본은 이를 군대와 경찰력을 동원해 무자비하게 탄압하였다.

집회․결사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았던 것은 물론이고 우리 민족의 목소리를 대변할 수 있는 언론사도 설립할 수 없던 당시에 아시아의 문명국을 자처하던 일본의 대(對) 조선 식민통치의 실상과 우리의 정당한 주장이 한반도를 넘어 전세계에 널리 알려져 국제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키게 된 것은 3․1 독립운동 당시 미(美) AP 통신사의 임시특파원으로 활동했던 앨버트 테일러의 활약에 힘입은 바 크다.

그는 3․1 독립운동 전야인 2월 28일 경성의 세브란스 병원에서 외아들인 브루스 테일러(Bruce Tickell Taylor, 1919~2015)가 태어날 때 병원 간호사가 부르스의 침대 밑에 숨긴 <3.1 독립선언서>를 발견, 이를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동생 편에 도쿄로 보내 도쿄 주재 AP 통신사망을 통해 타전되도록 한 것을 계기로 AP 통신의 임시특파원으로 임명되었다.

동 특파원 자격으로 그는 평화적 시위에 참여한 군중에 대한 일제의 무자비한 탄압(수원 제암리 학살사건 등), 그리고 1920년 3․1 독립운동을 이끈 47인의 민족지도자들에 대한 재판과정을 직접 취재해 세계에 타전하였다. 그는 당시 조선에 거주하면서 이러한 사태를 직접 목격하고, 취재하여 알린 유일한 서양 언론인이었다.

■ 칼튼 켄달(Carlton W. Kendal), 『The truth about Korea』, 1919년
- 제암리의 학살(1919년 5월 1일자 도쿄발 AP 통신 보도) 나는 서울 주재 미국 부영사인 레이먼드 커티스와 선교사 호레이스 언더우스를 대동하고 현지를 방문한 을 통해 제암리 학살사건의 자세한 내막을 알게 되었다. 그 후 그 특파원은 영국 영사인 로이즈 씨와 한국에서의 감리교 활동을 책임지고 있는 헤론 스미스 목사를 포함한 몇 명의 선교사와 함께 다시 그곳을 방문했다.

제암리 방문 당시를 묘사하며(중략) 그 특파원은 다음과 같이 기록하였다.
“40여 가구가 살고 있던 그 마을에 우리가 들어갔을 때 우리는 아직도 4, 5채의 가옥이 연기를 내며 쓰러지고 있는 것을 보았다. 우리는 무섭게 타서 뒤틀린 한 시체가 교회 구내에 누워있음을 보았으며 교회 울타리의 바로 밖에도 한 시체가 있었는데 젊은 남자인지 여자인지 알 수가 없었다. (중략) 우리가 도착하기 전날 일본군이 그 마을에 오더니 모든 남자 기독교 신도들은 교회로 모이라고 명령했다.

약 30명이 교회로 갔을 때 일본 군인들은 그들에게 소총 사격을 퍼부은 다음 교회로 들어가서 남은 목숨마저 총탈로 끝장냈다. 그리고 나서 그들은 교회와 그대로 두어도 좋을 가옥에 불을 질렀다.”(후략)



■ 동아일보 – 1920년 7월 13일자
법정 잡관(法廷雜觀)
아홉시 오십준쯤 하여 신문 기자석에 처음으로 서양사람 하나가 들어왔다. 이 사람은 이 재판의 광경을 제일 먼저 세계에 소개할 미국 연합통신사의 통신원 <테일러> 씨이더라.

위 기사는 1920년 7월 12일 경성지방법원에서  열린 민족지도자 47인에 대한 공판 당시 법정  모습을 스케치하여 보도한 것이다.


일본은 이와 같은 조선발(發) AP 통신의 보도와 정한경․김규식 등 해외로 망명한 독립운동가들의 미국 등 서방 국가들을 상대로 한 외교활동 등에 기인한 국제적 압력에 굴복해 조선에 대한 통치방식을 변경하게 되었고, 우리 민족 지도자들은 3․1 독립운동으로 하나가 된 민족의 역량을 총결집하여 오늘날 대한민국이 법통을 계승하고 있는 <대한민국임시정부>를 수립하기에 이르렀다.

󰏅 앨버트 테일러 관련 문화유산
○ 딜쿠샤 : 등록문화재 등록 추진중
○ 양화진 외국인 묘역 : 등록문화재 등록 추진 예정
- 1942년 일제에 의해 미국으로 추방되었으나 한국과 서울을 그리워하여 1948년 사망 당시 그의 아버지가 묻힌 서울에 묻히게 해달라고 유언
- 부인 메리가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내한,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안장



이남희 기자  yndm147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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