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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주의 36년, 사진으로 남긴 공무원
지역의 역사를 사진으로 기록한 남재일 주무관 정년퇴임
김창기 기자 / new1472@nate.com입력 : 2016년 12월 19일(월) 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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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도민일보] 김창기 기자 =   때로는 백 마디의 말보다 더 큰 힘을 가진 것이 바로 한 장의 사진이다. 하지만 힘이 있는 사진이란 그리 쉽게 찍히는 것이 아니다. 사진은 오랜 시간 동안의 기다림, 그리고 애정을 담아 지나가는 찰나를 기록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힘이 있는 사진을 남기기 위해 영주의 구석구석을 누비며, 역사의 현장마다 빠짐없이 자리한 이가 있다. 새로운 길이 열릴 때도 수해가 시가지를 덮쳤을 때도 가장 먼저 카메라를 메고 달려간 주인공은 바로 영주시청 홍보전산실 남재일(60) 주무관.  영주시청 남재일(60세) 주무관은 영주에 관한 한 가장 많은 사진을 찍어온 사람이다.

1980년 7월 28일 공직생활에 처음 발을 디딘 그가 사진기를 잡기 시작한 것은 1982년 2월 16일 문화공보실로 전보발령을 받고부터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36년의 공직생활 가운데 무려 34년이라는 시간동안 우직하게 영주를 사진으로 기록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약관의 나이에 영주시에 발을 들여놓은 청년은 그렇게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영주시장을 비롯한 주요 인사를 만나고 영주의 풍경과 축제, 각종 행사장을 바삐 누비다 어느새 정년이 되어 29일을 마지막으로 영주시를 떠나게 됐다.

“영주시 관내에서는 안 가본 데가 없고, 안 찍은 행사가 없죠. 지금까지 찍은 사진이 어림잡아도 100만장은 족히 될다.”

지금은 어느 행사에서도 능숙하게 포지션을 찾는 그이지만, 처음 시작할 때는 손에 익숙하지 않은 사진기를 들고 몇 개월 간 사용법을 익혀가며 사진을 찍으러 다녀야 했기에 어려움도 많이 겪었다. 그러나 바쁜 일정과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불평 한 번 하지 않고 영주시의 모든 행사와 축제, 보도사진을 촬영해 기록으로 남기는 일을 마다않고 혼자서 도맡아 했다.

“영주시 전체의 촬영업무를 혼자서 감당해야 했기 때문에 주말 할 것 없이 밀려드는 각종 행사에 가족과 맘 편히 휴가 한 번 다녀오지 못했죠. 특히 하나뿐인 아들이 자라는 모습도 곁에서 마음껏 지켜볼 수 없었던 건 조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몸을 사리는 법이 없고, 요령을 피지 않는 부지런한 성격으로 지난 2013년에는 영주시민 건강걷기 대회를 촬영하다 둑에서 미끄러져 다리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다. 하지만 사진 업무에 공백을 둘 수 없었던 그는 걸음걸이가 불편한 상황에서도 현장에 나서곤했다.

사람에 대한 따뜻한 시선은 그의 사진에도 담겨 있지만, 업무 추진 과정에서도 드러난다. 각종 행사나 사업 현장에서 시민의 사진을 찍게 되었을 경우 연락처를 받아 사진으로 현상해 보내는 일도 그가 항상 잊지 않고 해오고 있는 일 가운데 하나다. 실제로 행사장에서 그를 만난 사람들은 열정적으로 사진을 찍는 공무원, 항상 웃으며 사람들을 대하는 공무원으로 기억하고 있다.

“다른 사람들은 꽃놀이와 단풍놀이로 한창일 봄과 가을에 특히 행사가 많아 좋은 계절을 일하느라 다 보내곤 했죠. 그래도 소백산은 계절별로 수백 번은 족히 올랐을 거예요.”
그간의 관록이 쌓여 이제는 영주시의 연간 행사 스케줄은 물론, 주요 프로그램의 동선까지 완벽히 파악할 수 있을 정도로 베테랑이 되어 청 내에서 개최되는 각종 회의와 행사 시 어려움을 겪을 때 도움을 받은 직원들이 부지기수다.

그는 퇴임을 불과 보름가량 앞둔 현재까지도 촬영은 물론 외부 행사가 없는 시간에는 방송관련 시설과 각종 장비를 관리하는 손길로 분주한 시간을 보낸다. 공직 생활을 마감하며 시청에서 보내는 마지막 시간까지도 끝까지 동료 직원들을 챙기는 따뜻하고 성실한 모습은 떠나보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을 더욱 아쉽게 하고 있다.

34년 동안 그가 찍은 사진은 영주의 역사이자, 그 자신의 인생의 기록이기도 하다. 영주시의 지도가 바뀌고 시장이 15번 바뀌는 동안 한 자리에서 그 모든 변화와 역사를 기록해 온 남재일 주무관. 영주시 역사의 기록자로서 임무는 끝이 나지만 그의 삶은 사진과 함께 영주의 역사로 남았다.

“출근하지 않는 일상이 아직 실감나지는 않지만, 이제 임무를 마치고 평범한 지역민의 한 사람으로 돌아가 새로운 인생을 살아가겠습니다.”
김창기 기자  new147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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