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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신의 부름을 받은 소방관
영남도민일보 기자 / yndm1472@nate.com입력 : 2017년 09월 23일(토)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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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주소방서 소방장 김영철
ⓒ (주)영남도민일보
[영남도민일보] 영남도민일보 기자=    두 명의 숭고한 영혼들이 신의 부름을 받았다. 정년을 일 년 앞둔, 그리고 이제 채 일 년이 되지 않은 소방관이었다. 가슴 아픈 일이다.

그렇지만, 남겨진 119대원들은 국민들의 부름에 응하기 위해 동료의 죽음 앞에서도 의연해야만 한다. 가혹한 일이다.

국민과 신의 부름을 받는 일을 직업으로 선택하고 후회하지 않았지만, 강릉소방서 두 분의 고귀한 희생을 알리는 뉴스에 달린 몇몇 댓글을 보면 자괴감이 들기도 한다. 소방관에 대해 아직 잘못된 편견을 가진 분들에게 알려드리고 싶다.

소방관은 단순히 불이 난 곳에 소방차를 타고 가서 물을 뿌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물을 뿌리기 전에, 활활 타오르는 화염 속으로 방화복과 공기호흡기 하나에 의지하여 뛰어들어 한 생명을 구할 것이다.

그곳이 입구가 하나뿐인 지하5층이거나 30층 고층 일지라도,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연기가 솟아오르더라도, 벌써 붕괴될 징후가 보이더라도, 망설이지 않고 뛰어 들어간다.

물이 가득 찬 65mm 소방호스 한 벌의 무게는 80kg에 이른다. 보통 현장에서 5벌 이상을 전개한다. 이미 30kg에 이르는 장비를 어깨에 메고, 두꺼운 방화복을 입고 뜨거운 열기 앞에 서서 그 호스를 당기고 고압으로 뿜어져 나오는 물줄기를 버티고 불길을 따라 이리저리 옮겨 다니다 보면 바로 옆의 동료조차 아득하게 느껴진다. 풀코스 마라톤을 달리는 기분이 딱 맞다. 그것도 3시간이 아니라 단 30분에 그 기분을 느낀다.

불길을 잡고 나면 지루한 작업이 기다린다. 이미 소방호스를 당길 힘조차 남아 있지 않을 순간이다. 이제 잔화정리를 시작한다.

그곳이 수천 평 공장이라도, 수 헥타르의 가파른 산일지라도, 조그만 불씨가 남아 있다면 다시 불이 붙을 수 있기에 수시간, 수일이 걸리더라도 잔화를 정리해야 한다. 마지막 불씨까지 없애야 하는 것이 소방관의 사명이다.

체력이 바닥까지 드러난 그 순간은 정말 나의 머리위로 건물이 무너져 내린다 해도 알아채지 못할 것이다.

안타까운 일이다. 쉬면서 천천히 교대로 하면 되지 않느냐고 묻는다면,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 답하겠다. 5명이 타야할 소방차에 단 2명이 타고 출동을 나간다. 한명이 휴가를 가면 쉬지 않고 24시간 이상을 근무하기도 한다.

가장 먼저 들어가고 가장 늦게 나오라. 모든 사람들이 탈출해야만 하는 그 위험한 곳으로 가장 먼저 들어가고, 마지막 한 사람까지 구조하고 단 하나의 불씨까지 정리하고 가장 늦게 나와야만 하는 소방관의 사명이다.

모두 바로 여러분, 이 나라의 국민을 위한 일이다. 입고 있는 이 방화복이 어느 순간 수의가 된다 하더라도, 자랑스러운 일이라 믿고 있다. 진정 안타까운 일은 인력이 부족해서 피로가 누적 되서 체력이 달려서 구할 수 있는 사람을 구하지 못할 때 일 것이다. 그리고 예산이 없어 구조장갑을 사비로 사는 것은 괜찮은 일이지만, 노후 된 사다리차가 추락하는 사고가 없었으면 한다.

아직도 소방관들이 출동이 없으면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잠을 자고 쉬고 있다고 믿는다면, 제대로 알아주시길 바란다.

지난 1년간 119대원들이 출동한 화재가 44,435건이고, 756,987건의 구조출동을 나가서 134,428명의 생명을 구조하였다. 구급출동 2,535,412건 중 병원으로 이송한 환자가 1,755,031명이었다.

구조는 하루 평균 2,074건을 출동하여 368명을 구조하였고, 구급은 하루 평균 6,946건을 출동하여 4,808명을 병원으로 이송하였다. 구급만 보아도 12.5초마다 1번 출동한 것이다.

그 외에도 벌집제거가 173,859건, 동물포획이 89,957건, 단순잠금장치개방이 41,421건, 교통사고 처리가 57,325건, 승강기 구조 20,481건, 그 밖의 안전조치 31,929건에 이르고 있다.

정말 출동이 없더라도 소방관들은 쉬지 않는다.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매일 정해진 시간 훈련을 한다. 장비가 정상적으로 작동될 수 있게 점검을 하고 관리를 하고 있다. 쉬지 않고 말이다.

민원서류를 처리하고, 행정 업무를 한다. 사실 부족한 인력 속에서 소방관을 힘들게 하는 것이 행정업무이다. 그 많은 보고서와 일지들, 그리고 문서를 관련 법령에 따라 적법하게 처리해야한다.

위험물의 인허가를 내주고, 새로 짓는 건물의 소방시설을 확인하여 준공동의를 한다. 기존 건축물의 소방시설이 관리가 잘 되는지 조사를 하러 다니고, 조금이라도 더 많은 사람들이 안전지식을 갖출 수 있도록 소방안전에 대한 홍보와 교육을 꾸준히 다니고 있다.

그리고 재난에 대응하기 위해 여러 기관들과 합동 훈련을 한다. 산악사고와 수난사고에서 신속히 인명을 구조하기 위한 훈련부터, 긴급구조통제단이라 불리는 재난 대응 조직을 가동하여 대형화재와 재난을 이겨낼 수 있게 훈련을 한다.

사실 나도 소방관이 되기 전에는 몰랐다. 이렇게 많은 일을 하고 그 일을 해낼 수 있게 꾸준히 공부하고 훈련한다는 사실을... 불이 나면 119로 신고하기 바란다. 신고전화가 채 끊어지기 전에 소방관들은 출동할 것이다.

계곡과 해변에서 소중한 생명이 물에 빠지거나, 폭우에 계곡물이 불어나 고립되거나, 추운 겨울 산속에서 길을 잃었다면 119로 신고하기 바란다. 공장의 치명적인 유독물질이 누출되고, 교통사고가 나서 다치고 죽은 사람이 있을 때, 폭발이나 지진으로 건물이 무너진다면 즉시 소방관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건물 위에 고양이가 올라가고, 손가락에 반지가 끼이거나, 길가에 유기견이 돌아다니더라도, 승강기가 고장 나서 갇히더라도, 바람에 떨어질 것 같은 간판이나 고드름이 달려있어도 119대원들은 망설이지 않고 출동하니 아무 걱정 말고 도움을 요청하여도 된다.

혹 길을 가다 넘어져도, 갑자기 배가 아파 오거나, 늦은 밤 아기가 열이 나고, 심정지 환자를 발견한다면 언제든지 119를 불러주기 바란다.

소방관이 가서 물만 뿌리지만은 않을 것이니 염려하지 말고 119로 최대한 신속하게 신고하여 주기 바란다. 모두 우리 소방관의 사명이고 국민을 위해 해야 할 일이다.

단 한 가지 당부 드리고 싶은 것은 생명과 재산을 지키기 위하여 국민의 부름을 받고 출동하는 우리 소방관이 신의 부름을 받지 않도록 도와주기 바랍니다.

소방차 길 터주기를 모세의 “기적”이라 부르지 않고 다른 선진국에서처럼 “일상”이 되었으면 합니다. 소방출동로를 열어주는 일은 선진국민의 당연한 의무이며, 소방관을 위험에서 구하는 행동임을 알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신의 부름을 받은 순직소방관에게 명복을 빌어주기 바랍니다. 남겨진 가족들과 동료들이 그 숭고한 희생에 자랑스러워 할 수 있도록 말입니다. 제발 부탁드립니다.

강릉소방서 이영욱, 이호현 동료 소방관님들의 삼가 명복을 빕니다.


                                                                          영주소방서 소방장 김영철
영남도민일보 기자  yndm147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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