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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서울역 뒤 185m 낡은 옹벽 스토리 담은 벽화로
사료‧문헌 조사, 주민 인터뷰 통해 발굴한 동네 역사‧주요장소, 숨은 이야기 작품에 담아
이남희 기자 / yndm1472@nate.com 입력 : 2017년 12월 14일(목)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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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 (주)영남도민일보 | | [영남도민일보] 이남희 기자 = 서울역 서편 서부역에서 1호선 남영역으로 이어지는 청파로 옆 낡은 옹벽이 청파동, 서계동 등 이 일대의 이야기를 담은 한 폭의 그림으로 변신했다.
가로 길이는 무려 185m(높이 3.5~5m, 면적 870㎡)로 청파로 전체(404m)의 약 절반이 공공미술을 담는 캔버스로 탈바꿈했다.
그림을 따라 걷다보면 지금은 사라져버린 옛 모습부터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청파동 일대가 변해 온 과정과 약현성당, 손기정공원, 김구 기념관 같은 명소를 재해석한 그림은 물론, 시간이 켜켜이 밴 한옥과 골목길 풍경 같은 동네의 일상적인 모습까지 느긋하게 만나볼 수 있다.
서울시는 10월 초 보수공사가 끝난 청파로 옹벽을 공공미술 전시장으로 활용하는 「청파로 퍼블릭아트 캔버스 프로젝트」를 시작, 그동안 공공미술 참여기회가 적었던 회화, 일러스트, 웹툰, 사진 등 평면을 기본으로 한 예술작가들의 참여를 이끌어내겠다고 밝혔다.
그 첫 번째 작품으로 20대 신진작가부터 50대 중견작가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9명의 작가가 의기투합한 <만경청파도(萬景靑坡圖)>를 14일(목)부터 선보인다. 서울시는 2년에 한 번씩 생애주기를 마감한 벽화를 지우고 새 작품으로 교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이 작품은 9인의 작가가 기획부터 완성까지 전 과정을 협업, 다름 속에서 조화를 이끌어내는 과정으로 완성된 것이 특징이다.
작가별로 구간을 나눠 본인이 맡은 영역을 채워 그리는 보통의 공동작업 방식과는 달리, 참여 작가 전원이 전 과정을 함께해 한 그림으로 완성하는 방식은 미술계에서는 찾아보기 드문 사례라고 시는 전했다.
9명의 작가들은 지난 9월부터 작품 제작에 앞서 이 일대와 관련된 사료와 문헌 같은 정보를 수집하고 4주간에 걸쳐 청파동‧서계동 주민들과 인터뷰를 진행했다.
주민들은 동네의 옛 이야기와 변화과정에 대해 생생하게 들려주었고 인터뷰 내용은 작품 소재가 돼 벽화 곳곳에 그대로 녹아들어있다.
작품 제작 과정도 눈에 띈다. 작가들이 각자 그린 그림을 스캔해 디지털로 조합하고 이것을 인쇄해 벽면에 전사하는 방식으로 작품의 80%를 완성했다.
박영균 작가가 우연히 발견한 이 기법을 통해 개별 작가들의 개성 있는 회화적 디테일을 살리면서도 작업 기간을 대폭 단축시킬 수 있었다. 나머지 20%는 현장에서 작가들이 리터칭 작업을 해 생생한 붓 터치를 느낄 수 있다. 한편, 서울시는 작품 설치와 함께 청파로 보행로에 설치돼있던 노후한 스테인리스 펜스를 작품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고 안전한 서울시 우수 공공디자인 인증제품으로 전면 교체했다. 청파로 보행로가 좁은 만큼 보행자들에게 안전한 작품 감상 환경을 제공하고 작품의 시안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다.
인터뷰 중 만난 청파동 주민 김모 씨(64세)는 ‘푸른 언덕, 청파의 동네’를 옛 모습을 회상하며 “항상 칙칙했던 길에 그림을 그려서 보행도로가 밝아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벽화작업을 지켜보던 한 주민은 “매일 이 길을 지나가는데 작가들이 추운날씨에 고생하신다. 좋은 그림을 그려줘서 고맙다”라며 작가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도 했다. 서정협 서울시 문화본부장은 “청파동 일대의 역사와 주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만경청파도가 청파로의 낡은 옹벽에 담겨 어두웠던 길에 생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새로 시작하는 청파로 퍼블릭아트 캔버스 프로젝트가 많은 예술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도전의 장이자 서울로 7017을 연결하는 예술전시장으로서 많은 시민들에게 사랑받는 장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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