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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의 시도는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
영남도민일보 기자 / yndm1472@nate.com입력 : 2019년 08월 15일(목)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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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남도민일보] 영남도민일보 기자 =     존경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광복(光復)은 “빛을 되찾았다”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주권을 빼앗겨 나라의 빛을 잃었고, 뿌리를 빼앗겨 민족의 빛을 잃었습니다. 말과 글을 빼앗겨 소통의 빛을 잃었고, 무엇보다 한 분 한 분 인간의 존엄 자체를 빼앗겨 삶의 빛을 잃었습니다.

어둠의 일제침략기를 지나 비로소 우리는 빛을 되찾았습니다.
그러나 빛을 되찾은 지 74년, 아직도 어둠은 다시 빛을 침범하려 하고 있습니다.

지난 7일 부산의 애국지사 김병길 선생께서 향년 96세의 일기로 생을 마감하셨습니다. 올해 3.1절 독립유공자 명패를 직접 전해드렸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합니다. 이제 부산에 살아계신 애국지사는 없습니다.

또 며칠 전 위안부 할머니 한 분이 별세하셨습니다. 올해 벌써 다섯 분입니다. 이제 정부에 등록되어 있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우리와 함께 이 땅에서 숨 쉬고 계신 분은 스무 분뿐입니다.

두 분은 아베정부의 끈질긴 역사왜곡과 부당한 경제보복조치를 보며 눈을 감으셨을 것입니다. 참으로 부끄럽고 죄스러운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부산과 대마도의 직선거리는 고작 50km입니다. 서울까지 거리의 8분의 1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지금 부산 시민의 마음속에 대마도는 존재하되 존재하지 않는 신기루가 되고 있습니다.

대마도 뿐 아닙니다. 일본 전체가, 일본의 상품이, 일본의 문화가 신기루가 되어가고 있습니다.

이 모든 일이 시민 한분 한분의 자발적 선택이기에 점점 돌아오기 힘든 길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지금의 한일 관계를 보며, 저는 다시 한 번 ‘통합’과 ‘상생’의 가치를 되새기게 됩니다. 이것이 빛이라면 그 반대편 어둠에는 ‘분열’과 ‘배제’가 똬리를 틀고 있습니다.

저는 일본의 대다수 국민들 또한 ‘통합’과 ‘상생’의 가치가 얼마나 소중한지 잘 이해하고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그 근거는 도처에 존재합니다.

일본의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프랑스의 팬들 앞에서 “바른 역사를 전하는 것이 우리 세대의 의무”라고 강조하여 감동의 박수를 받았습니다.

일본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오에 겐자부로 또한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대해 일본의 사죄를 촉구해 왔습니다. 일제의 강제동원과 원폭 피해자들을 위해 오랫동안 헌신해온 일본 국민과 일본 시민단체들이 있습니다.

일본의 국제예술제에서 평화의 소녀상 전시가 중단되자, 일본 국민들은 미니어처 소녀상의 사진을 SNS에 올리는 캠페인에 동참하고 있습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엄중한 상황 속에서도 부산과 일본의 민간교류는 흔들림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두가 우려했지만, 조선통신사 행렬은 일본을 찾았고, 일본 국민들의 환영을 받았습니다.

청소년 국제예술제를 통해 한국과 일본의 고등학생들은 하나가 되었습니다. 오는 9월 부산에서 치러질 ‘아시아태평양도시관광진흥기구(TPO)’ 총회에 후쿠오카 市와 가나자와 市는 이미 참가를 확정지었습니다.

여러분은 2001년 일본 신오쿠보 역을 기억하십니까? 한국인 도쿄 유학생 이수현이 철로로 떨어진 일본인을 구하고 목숨을 잃은 현장입니다.

지금도 많은 일본인들은 그를 '의인'으로 기억하며, 해마다 사건이 발생한 1월 26일이 되면 그를 추모하는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고 합니다.

역 플랫폼에 오르는 계단 벽엔 그를 기리는 동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그를 추모하기 위해 그의 고향인 바로 이 곳 부산을 찾는 일본인의 발길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명 존중과 고귀한 희생에 대한 추모에 한국과 일본의 국민은 따로 있지 않습니다.


가해자가 진심으로 사죄하고 피해자가 그 마음을 받아들임으로써 진정한 화해가 이루어집니다. 이러한 상식에 대해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의 마음 또한 하나로 모아지고 있습니다.
 
때론 협력하고, 때론 경쟁하는 건강한 동맹 관계가 양국의 미래를 위해 필요함을 공감하고 있습니다.

아베 정부는 이러한 시대의 흐름을 역행하며 부당한 경제보복으로 한국 국민과 일본 국민의 분열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단호히 말씀드립니다. 분열을 통해 정치적 이익을 꾀하려는 어떠한 시도도 반드시 실패할 것입니다. 저는 일본 국민의 양심과 상식을 믿습니다.

우리나라 내부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정치적 이익을 위해 역사의 진실을 밝히려는 정당한 요구를 우롱하는 세력들, 부당한 보복조치에 대한 자발적 실천운동을 폄훼하고 국론을 분열시키려는 세력들은 국민의 심판을 피할 수 없을 것입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대한민국의 ‘빛’은 만주벌판을 달리며 피 흘린 독립군과, 그들을 위해 자신은 주리며 감자를 챙겨준 이름 없는 농부가 함께 되찾았습니다.

독립만세를 외치다 침략자의 총칼에 쓰러진 열사와, 그들의 깃발과 피묻은 옷가지를 챙겨 역사 속에 알려낸 살아남은 그들의 동생과 부모들이 함께 되찾았습니다.

자국의 폭력에 저항하여 타국민을 보살펴준 어느 양심적인 일본 국민과 함께 되찾았습니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을 한낱 작은 노를 저어 거스를 수는 없습니다.
우리 스스로 굳은 연대의 손을 잡읍시다.

그리고 우리를 넘어 일본 국민과도 연대의 손을 잡읍시다.
뜨겁게 분노하되 차갑게 대응하며, 단호히 맞서되 품 넓게 연대합시다.

대한민국은 더 밝고 더 강한 “빛”으로 75번째 광복절을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과 함께 그 빛을 밝히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19년 8월 15일

부산시장 오 거 돈
영남도민일보 기자  yndm1472@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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